자녀 상속포기시키면 절세인 줄 알았는데, 배우자 일괄공제 5억이 날아갑니다
이 글 요약
- 자녀가 전부 상속을 포기하면 절세가 아니라 오히려 손해로 돌아올 수 있어요. 배우자가 자동으로 '단독상속인'이 되면서 상속세 일괄공제 5억원을 아예 못 쓰게 되기 때문이에요.
- 2023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면 손자녀나 시부모가 아니라 배우자 혼자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법리가 확정됐습니다.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1조는 배우자 단독상속이면 일괄공제(5억원) 대신 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 합계로만 공제하도록 정하고 있어요.
- 배우자가 재산을 전부 받아도 배우자상속공제 한도는 자녀가 포기하지 않았다고 가정한 법정상속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자녀 포기로 이 공제가 더 커지지는 않습니다.
- 상속재산 20억원을 예로 계산해보면 자녀와 공동상속할 때보다 과세표준이 3억원 늘어나고, 같은 세율 구간(30%)에서는 상속세가 약 9천만원 더 나올 수 있어요.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고 나면, 자녀들끼리 "우리는 필요 없으니 어머니가(혹은 아버지가) 다 가지시라"고 말하는 집이 꽤 있습니다. 남은 배우자가 마음 편히 지내시라는 뜻이기도 하고 자녀들끼리 재산을 나누다 얼굴 붉히는 일을 피하고 싶어서이기도 하죠. 게다가 "배우자에게 몰아주면 상속세도 아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면, 상속포기가 효도이자 절세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런데 이 판단, 실제 세법 조문과 2023년 대법원 결정을 따라가 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이 글을 읽으시면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했을 때 상속세 일괄공제 5억원이 왜 통째로 사라지는지, 그리고 실제로 세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숫자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2023년 대법원이 정리한 '배우자 단독상속' 법리부터 짚어보고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1조가 이 상황에서 왜 일괄공제를 막는지, 그다음 상속재산 20억원을 기준으로 실제 세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 시작 전에 확인해야 할 것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아래 세 가지부터 확인해두면 이후 내용이 훨씬 잘 이해돼요.
- 남은 상속인이 배우자와 자녀뿐인지, 아니면 시부모님(직계존속)도 생존해 계신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 순위가 달라지면 이 글의 계산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요.
- 자녀들이 이미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접수했는지, 아직 안 했는지 확인하세요. 상속포기는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만 효력이 생깁니다.
- 상속재산 규모(부동산·예금·보험금·차량 등을 전부 합산한 금액)를 대략이라도 파악해두면, 아래 공제 비교가 우리 집에는 얼마짜리 문제인지 감이 잡힙니다.
💭 다들 안다는 '배우자 몰아주기' 절세법, 정말 맞을까요
배우자가 상속재산을 다 가지면 상속세도 적게 나올 거라는 생각은,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예요. 배우자상속공제라는 제도 자체는 실제로 존재하고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이어도 최소 5억원은 공제받습니다. 법정상속분 한도 안에서는 최대 30억원까지도 공제되니, 언뜻 보면 "배우자한테 다 몰아주면 이 공제를 최대로 뽑아 쓸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올 법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상속세 공제는 배우자상속공제 하나만 있는 게 아니에요.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받을 때는 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자녀공제·미성년자공제 등)를 합친 금액과, 5억원짜리 일괄공제 중 더 큰 쪽을 골라 쓸 수 있습니다. 자녀가 성인이고 한두 명이면 인적공제 합계가 5억원을 넘기기 어려우니, 거의 항상 일괄공제 5억원을 선택하게 되죠.
문제는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하는 순간, 이 선택지 자체가 사라진다는 거예요. 상속세및증여세법은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를 별도로 규정해두고 이때는 일괄공제를 아예 쓸 수 없게 막아둡니다. 그러니까 "배우자에게 몰아주기"의 실제 결과는 배우자상속공제가 커지는 게 아니라, 일괄공제 5억원을 스스로 반납하는 쪽에 가까운 거예요.
⚖️ 2023년 대법원이 정리한 '배우자 단독상속' 법리
왜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는지부터 짚어볼게요. 예전에는 이 부분이 법원마다 다르게 해석됐습니다. 2015년 대법원 판결(2013다48852)은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그다음 순위인 손자녀나 시부모(직계존속)가 배우자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된다고 봤어요.
그런데 2023년 3월 2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판단을 뒤집었습니다(2020그42 결정). 새 법리는 이렇습니다. 공동상속인이던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하면, 민법 제1043조에 따라 그 자녀들의 상속분은 '남아 있는 다른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그대로 넘어가고 그 결과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는 거예요. 손자녀나 시부모로 순위가 넘어가는 게 아니라, 배우자 선에서 상속이 끝난다는 뜻이죠. 대법원은 예전처럼 손자녀·시부모가 끼어드는 쪽이 오히려 "당사자들의 기대나 사회 일반의 법감정에 반한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대법원 판례속보, 법률신문 2023년 보도).
이 판례 변경 자체는 상속인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에요. 손자녀나 시부모까지 상속 절차에 끌어들이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런데 세금 쪽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라는 지위를 갖게 되는 순간, 앞서 본 상속세및증여세법의 '배우자 단독상속' 조항이 그대로 걸려버리거든요.
📜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1조, 일괄공제를 왜 막을까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1조(일괄공제)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원칙은 "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를 합친 금액"과 "5억원(일괄공제)" 중 더 큰 금액을 고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21조 제2항이 예외를 하나 두는데, 바로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이 선택지를 주지 않고 기초공제와 그 밖의 인적공제 합계액으로만 공제하도록 못박아 놓았어요(국세청 nts.go.kr 항목별 설명 기준).
그 밖의 인적공제 항목을 조금 더 풀어보면, 자녀공제(자녀 1인당 5천만원), 미성년자공제(19세까지 1년당 1천만원), 연로자공제(65세 이상 1인당 5천만원), 장애인공제(기대여명 연수만큼 1년당 1천만원)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민법상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소급 처리되기 때문에, 그 자녀는 더 이상 인적공제의 대상인 '상속인'으로 인정받지 못해요. 배우자 본인은 자녀공제·미성년자공제 대상이 아니니, 결국 배우자 단독상속에서 남는 인적공제는 사실상 기초공제 2억원 하나뿐인 셈이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자녀와 함께 상속받을 땐 5억원(일괄공제)을 쓰다가, 자녀 전원이 포기해 배우자 혼자 상속받는 순간 2억원(기초공제)으로 뚝 떨어집니다. 그 차이가 3억원이에요. 배우자상속공제는 별개로 계속 적용되지만 이 3억원은 온전히 사라지는 몫입니다.
🧮 상속재산 20억원이면 세금이 얼마나 달라질까
말로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오니, 숫자로 직접 비교해볼게요. 상속재산이 20억원이고 배우자 1명과 성인 자녀 2명이 있다고 가정한 예시 계산입니다(실제 세액은 재산 종류·평가액·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참고용으로만 봐주세요).
민법상 법정상속분은 배우자가 자녀 1명 몫의 1.5배입니다. 배우자와 자녀 2명이면 비율이 1.5:1:1, 즉 배우자 몫은 전체의 7분의 3(약 42.9%)이 됩니다. 이 비율로 계산하면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상당액은 20억원의 7분의 3, 약 8억 5,714만원이에요.
| 구분 | 자녀와 공동상속 (상속포기 없음) | 자녀 전원 포기 (배우자 단독상속) |
|---|---|---|
| 배우자 실제 상속액 | 약 8억 5,714만원 | 20억원(전액) |
| 일괄공제(5억) 적용 여부 | 적용 가능 | 적용 불가 |
| 기초공제+인적공제 | (일괄공제 5억원 선택) | 2억원 |
| 배우자상속공제 | 약 8억 5,714만원 | 약 8억 5,714만원(한도 계산 방식 동일) |
| 총 공제액 | 약 13억 5,714만원 | 약 10억 5,714만원 |
| 과세표준 | 약 6억 4,286만원 | 약 9억 4,286만원 |
두 경우 모두 과세표준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구간에 들어가서 세율은 같은 30%(누진공제 6천만원)가 적용됩니다. 그러니 과세표준 차이 3억원에 세율 30%를 곱한 9천만원만큼, 자녀가 전원 포기했을 때 상속세를 더 내게 되는 셈이에요. 배우자에게 재산을 몰아준 결과가 절세가 아니라 오히려 약 9천만원의 추가 부담으로 돌아온 겁니다.
🔎 배우자상속공제도 안 커지는 진짜 이유
위 표를 보면 이상한 부분이 하나 있어요. 자녀 전원이 포기해서 배우자가 20억원을 전부 받았는데, 왜 배우자상속공제는 그대로 8억 5,714만원일까요. "배우자가 다 받았으니 배우자공제도 최대 30억원까지 다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배우자상속공제 한도를 계산하는 방식 자체에 있어요.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을 넘을 때, 공제액은 '실제 상속받은 금액', '법정상속분 기준액', '30억원' 이 세 가지 중 가장 적은 금액으로 정해집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법정상속분 기준액'은 상속을 포기한 사람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의 민법상 배우자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계산하도록 되어 있어요(국세청 배우자 상속공제 Q&A 기준).
그러니까 자녀들이 실제로 포기했든 안 했든, 배우자상속공제의 한도를 정하는 계산식은 '자녀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원래 받았을 몫'을 그대로 씁니다. 배우자가 실제로는 재산을 전부 받아도, 세법이 인정하는 한도는 여전히 7분의 3, 약 8억 5,714만원에 묶여 있는 거예요. 결국 자녀가 포기해서 달라지는 건 배우자상속공제 크기가 아니라, 일괄공제를 못 쓰게 되는 것 하나뿐입니다. 이 부분이 바로 "배우자한테 몰아주면 공제도 늘어날 것"이라는 통념이 틀리는 지점이에요.
🛡️ 그래도 손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자녀들이 꼭 상속을 나눠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배우자가 실제로 재산을 다 관리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상속포기가 아니라 협의분할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협의분할은 상속인 지위 자체는 유지한 채로 배우자가 재산을 더 많이 가져가는 방식이라, 자녀들의 '상속인' 지위가 사라지지 않고 일괄공제도 그대로 살아있어요.
또 하나, 자녀 중 한 명이라도 상속을 포기하지 않고 아주 작은 지분(예를 들어 1% 등)만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러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아니라 자녀와의 '공동상속인'으로 남기 때문에, 일괄공제 5억원을 계속 선택할 수 있어요.
다만 상속재산 규모, 가족 관계, 이미 받은 사전증여 여부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으니, 신고기한(상속개시를 안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이 다가온다면 세무사나 법무사와 함께 정확한 금액을 따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위 계산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지, 실제 신고 금액을 그대로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주세요.
참고로 자녀공제 1인당 5천만원을 5억원으로 올리거나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개편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기사가 여럿 있지만 이 글을 쓰는 시점의 국세청 공식 안내 기준으로는 자녀공제 1인당 5천만원, 일괄공제 5억원, 최고세율 50%라는 현행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개편안 통과 여부와 시행일은 국세청 홈택스나 국회 공지로 다시 확인해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자녀 1명만 상속포기하고 나머지는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 경우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지 않고 남은 자녀와 배우자가 '공동상속인'으로 남습니다. 그러면 이 글에서 다룬 일괄공제 배제 규정은 적용되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기초공제+인적공제와 일괄공제 5억원 중 큰 금액을 그대로 선택할 수 있어요.
손자녀가 대습상속을 받으면 일괄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자녀가 먼저 사망해서 손자녀가 대습상속인이 되는 경우와, 자녀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는 법적으로 다르게 취급됩니다. 대습상속인은 상속인 지위를 유지하므로, 일반적으로는 이 글에서 설명한 '배우자 단독상속' 문제가 생기지 않아요. 다만 개별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세무사·법무사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미 자녀 전원이 상속포기 신고를 마쳤다면 되돌릴 수 있나요?
상속포기는 가정법원이 신고를 수리하면 원칙적으로 철회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직 신고 전이라면 위에서 설명한 협의분할이나 최소 지분 상속 같은 대안을 검토해볼 수 있지만 이미 수리됐다면 신고 후에라도 세무 전문가와 함께 공제 항목을 다시 점검해 최대한 유리하게 신고하는 쪽으로 접근하시는 게 현실적이에요.
배우자상속공제 5억원은 언제나 받을 수 있나요?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이어도,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5억원은 공제됩니다. 다만 5억원을 넘겨서 더 받으려면 상속재산을 신고기한 다음 날부터 9개월 안에 나누고 그 사실을 등기·등록 등으로 확정해야 하고 공제 한도 자체도 위에서 설명한 법정상속분 기준액에 묶여 있다는 점을 함께 알아두시면 좋아요.
정부가 자녀공제를 5억원으로 올린다는 이야기는 뭔가요?
자녀 1인당 공제를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올리는 방안과, 야당 쪽에서 제시한 일괄공제 5억원을 10억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어요. 다만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국세청 공식 자료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논의 단계이니, 실제로 신고하실 때는 그 시점의 국세청 안내나 국회 통과 여부를 다시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마무리
"배우자에게 몰아주면 세금이 준다"는 말은 상속재산 전부를 배우자 혼자 받는 상황까지 포함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자녀 전원이 상속을 포기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되면, 2023년 대법원 결정으로 법적 지위는 깔끔하게 정리되지만 상속세 쪽에서는 일괄공제 5억원을 그대로 내려놓게 됩니다. 반면 배우자상속공제는 자녀가 포기했다고 더 커지지 않고요. 상속을 앞두고 있다면 "누가 얼마나 받을까"뿐 아니라 "누가 상속인 지위를 유지할까"까지 함께 따져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 글은 절세·세금 정보를 정리해온 콘텐츠 작성자가 국세청과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공식 자료, 대법원 판례속보를 직접 확인하며 작성했습니다. 상속·증여·절세 관련 주제를 주로 다루며 변동이 잦은 세법 조항은 매번 최신 자료로 다시 확인하고 있어요.
공식 출처
- 국세청 - 상속공제(일괄공제·기초공제·배우자상속공제) 항목별 설명 (2026-07 확인)
- 국세청 - 배우자 상속공제 계산 방법 Q&A (2026-07 확인)
- 대법원 2023.3.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 승계집행문부여에대한이의 (2026-07 확인)
- 법률신문 - "자녀 전부가 상속포기하면 배우자만 단독 상속" (2026-07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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